서울대 문화예술원의 서른다섯 번째 뉴스레터입니다. 가끔 그런 생각이 듭니다. 기성 공연장이나 전시장을 향할 때와 달리 졸업 연주회나 대학 미전을 향할 때 훨씬 설레인다는 느낌. 작품들의 스펙트럼도 다양하고, 완성도보다 치열한 고민을 볼 수 있는, 학생이 작가로 넘어가는 바로 그 순간... 어쩌면 '대학 예술 college arts'이라는 장르가 존재하지 않을까 합니다. 마치 '오프 브로드웨이', '오프오프 브로드웨이'가 하나의 쟝르이듯, 모든 것이 초연이고 모든 것이 데뷔 무대인, 미래 대가의 과거를 지금 볼 수 있는 '대학예술'이란 장르를 상상해 봅니다. 오늘은 그런 행사 세 개를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 Interview: 예술주간 x 10 ]
9월 마지막 주에 '서울대 예술주간'이 진행되었습니다. 2015년 첫 행사를 시작해 올해 10회를 맞이했습니다. 단발성 행사가 아니라 매년 기다려지는 리추얼이 되었다는 건 지금 시대의 문화 만들기가 어떻게 가능한지 보여줍니다. 학문적 수월성에만 치중할 것 같은 서울대 캠퍼스 곳곳에 팝업 전시장과 공연장이 만들어지고, 관악 뿐 아니라 연건, 시흥, 평창에도 일주일간 예술 반전이 벌어지는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예술주간'이란 제목에서 예상되듯 음미대 학생의 작업 뿐 아니라 인문대의 시낭송과 낭독극, 영화와 음악이 어우러진 씨네 뮤직, 다양한 동아리 공연, 그리고 외국인 학생들이 만드는 보더리스 콘서트도 내용의 풍부함을 보여줍니다. 종합대학에서 예술에 방점을 둔 축제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출발선상의 이야기를 모아봤습니다.
지난 10월 12,13에 진행된 김초엽 x 해파리 다이얼로그의 회고는 SNS에서 발견한 관객평으로 대신하겠습니다.
'서로 이질적이라 여겨왔던 표현 장르를 충돌시켜 그 과정과 결과물을 공개하는 다이얼로그 시리즈 3탄! 이번에는 무려 SF작가 김초엽과 일렉트로닉 아티스트 듀오 해파리의 협업이었습니다. 둘은 서로 만나 공연을 올리게 될 서울대 파워플랜트 장소를 둘러보고 양 편의 작품세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예컨대 김초엽: 왜 듀오 이름이 해파리인가요? 해파리:별 뜻 없어요 와 같은) 김 작가가 해파리의 곡을 들으며 쓸모 생태계 등을 키워드로 초단편을 쓰고 해파리는 텍스트에 맞춘 곡을 쓰고 하는 8개월의 과정이 있었다고 합니다. 제게 가장 흥미로왔던 것은 관객에게 미리 배달된 초단편 소설 <해파리 만개(blooming)에 대한 기록>을 각자의 폰에서 읽으면서 그 배경 음악을 현장에서 보고 들으며 다중감각적 경험을 하게 한 점이죠. 기존의 오페라도 연극도 독서도 아닌 완전 새로운 형식의 실험, 대학에서만 할 수 있고 대학에서 더 많이 일어나야 하는 시도' - 관객 K1
'예술은 쓸모가 없다. 때로는 쓸모없음이 사람을 살게 하고 그 목적 없음이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무쓸모의 쓸모에 대해 상기하게 해 준 공연. 김초엽 작가의 오직 공연을 위한 초단편소설을 읽으며 소설 속 세계를 구현한 무대에서 일렉트릭 국악 듀오 해파리의 오묘하고 신비한 음악을 감상하면서 너무 멋진 시간을 누렸어요. 서울대에 이런 공간이 있다니!!' - 관객 K2
[ Upcoming: 콘텍즉흥. 춤. 축제 ]
서울대학교 최초의 컨택즉흥 춤 축제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컨택즉흥 춤에 관심이 있는 사람 / 몸을 매개 로 외부세계와 교감하고 싶은 사람 / 다양한 사람들과 움직임으로 소통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컨택즉흥 춤 축제! 모든 행사는 자신의 신체적 역량에 맞게 난이도 조절이 가능하며, 움직임이 처음인 사람도 참여가 가능합니다.
. 날짜: 10월 16~19일 . 장소: 서울대학교 파워플랜트 - 68동
. 생수 및 과일, 빵, 주스, 따뜻한 차 등 여러가지 간식 제공 . 참가신청 (행사별 선착순 40명): 인스타 프로필 링크 (관람은 별도 신청 없이 입장 가능)
기획 및 운영/ 서울대학교 중앙무용동아리 몰핀 @morphine_snu 총괄 기획 / 우탁 기획 보조 / 우탁 오해인 황인애 이은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