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문화예술원의 서른네 번째 뉴스레터입니다. 바다를 항해하는 선장은 매일 항해일지(ship's log)를 적습니다. 그날의 날씨, 배의 위치, 선원 상태, 배의 이상 유무를 적습니다. 간혹 로그북을 미뤘다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태풍이 불거나 바다가 거칠어 손이 바빠지면요. 또한 무풍지대에 들어가면 매일이 비슷해 'ditto'라고 적습니다. 문화예술원의 항해일지를 여기에 공개합니다. 오늘은 다음주와 다다음주에 벌어질 두 이벤트를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 Upcoming: A.I. x Arts 해커톤 ]
테드 창이 최근에 '인공지능은 왜 예술작품을 창조하지 못하는가?'라는 에세이를 뉴요커에 썼습니다. '예술은, 작가가 고르는 단어 하나 스트로크 하나의 선택들이 쌓여 이뤄지지만 AI는 통계적이고 평균화된 패턴을 모방하기에 흉내에 가깝다'고 합니다. 인공지능이 창의성을 갖는가?에 대한 수 많은 논의 중 하나이지만 테드 창이 던지는 화두는 예술이 이전의 정의를 떠나고 있음을 말해줍니다.
우리학교에 '인공지능예술연구센터'가 있다는 것 아십니까? 1년 전 부터 이교구 센터장과 음대, 미대, 공대 교수님들이 협업 중인 CRC 연구 집단입니다. 이 센터가 A.I. x Arts 해커톤을 10월 4일 오후에 파워플랜트에서 엽니다. 공모를 통해 총 137명이 지원했고, 당일 12팀이 선정되어 한나절 파워플랜트에서 테드 창의 질문에 답하는 백일장을 엽니다. 첨단의 생성 A.I. 도구를 레고 블럭처럼 쓰는 학생들이, 그럴싸한 예술이 아닌 새로운 미적 경험을 탐색해 봅니다. 해커톤 당일의 모습 역시 또다른 씬이 아닐까 합니다. 예약 없이 참관 가능합니다.
[ Upcoming: 소설, 음악, 다이얼로그 ]
다이얼로그 세번째 행사가 열립니다. '다이얼로그전'은 각기 다른 두 도메인 작가의 협업입니다. 이번에는 SF 소설가 김초엽과 얼트 일렉트로닉 듀오 해파리의 만남입니다. SF 작가 김초엽이 글로 운을 띄우고, 퓨전밴드 해파리가 선율을 만듭니다. 그 선율에 김초엽의 글은 늘어납니다. 이야기를 보고 해파리는 공간을 상상합니다. 그 공간을 김초엽이 수사합니다. 그 수사를 해파리가 움직임으로 연출합니다.
두 아티스트는 8개월간의 '대화-Dialogue'를 통해 보편성과 특수성, 능력주의, 무가치의 쓸모 등의 주제를 탐미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김초엽 작가는 초단편 연작 < 해파리 만개에 관한 기록 >을, 듀오 해파리는 소설속 세계관을 풀어낸 음악을 탄생시켰습니다. 양일간의 공연을 통해 아티스트는 공감각이 통합된 독보적인 경험을 관객들에게 선사할 예정입니다. 공연은 관객 한정으로 공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