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문화예술원의 서른세 번째 뉴스레터입니다. 여름이 덥기도 덥지만 길기도 깁니다. 이럴 때는 야외에서 무리하지 말고 그늘 혹은 에어콘 아래 쉬면서 해 지기를 기다리는게 현명할 듯 합니다. 8월의 파워플랜트는 정비의 시간입니다. 상반기의 행사를 정리하며 하반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얼마 전에 끝난 수업 스케일업 두 개를 소개하겠습니다.
[ Recap: 당신은 무엇이 필요한 사람입니까 ]
박혜준 교수님은 수업 결과를 전시로 선보이는게 처음입니다. 전시 전에 많이 걱정하셨는데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관람객들은 신선한 메세지를 갖고 돌아갔습니다. '보다, 보이다'는 특수 아동의 이해(아동가족학)와 이주 배경 청소년 이론과 실천(사회복지학)의 수업 결과입니다. '당신은 어떤 장애가 있습니까?'는 우리가 장애인을 만나 흔히 묻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을 '당신은 무엇이 필요한(special needs) 사람입니까?'로 바꾸기만 해도 장애에 대한 차별적 시각은 모두가 갖는 보편적 어려움에 대한 이해로 확장됩니다. 전시에는 학생들이 인터뷰한 '다양한 필요함'들로 가득했습니다. 한편 SNS에 '킹 받는 사진전' 공모해 베리어 프리라고 하지만 막상 이용할 수 없는 현장을 포착했습니다. 전시 자체도 사진을 점자로 바꾸거나 음성으로 들을 수 있는 QR코드를 붙여 접근성을 높여 주셨습니다. 섬세한 배려를 가진 박혜준 교수님은 얼마전에 장애학생지원센터장이 되셨습니다.
[ Recap: 내 옷장을 활짝 열다 ]
하지수 교수님은 수많은 패션쇼를 기획, 참여한 베테랑입니다. 이번에는 런웨이가 아닌 허름한 창고에서 패션쇼를 여셨습니다. 파워플랜트의 너른 공간에 마네킹들이 들어서고, 마네킹에 옷이 한벌씩 입혀지며, 바람과 설명이 곁들여지면서 새로운 패션쇼가 완성되었습니다. 패션디자인 발상 연구(의류학)는 대학원 수업이었고, 학생들은 작은 자극(이번에는 데이빗 호크니의 the color blue)에서 영감을 얻어 옷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결과를 보여주셨습니다. 옷이 옷이기 전에 개인의 아이덴티티, 퍼스널리티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옷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집니다. 수업이 던진 질문, 작품으로서의 패션과 상품으로서의 패션의 발란스는 어디에 있는가?도 던져진 질문이었습니다. 앉아서 보는 패션쇼가 아닌 공간을 거닐며 보는 패션쇼는 새로웠습니다. 10월에는 의류학과 정기 패션쇼가 파워플랜트에서 제대로 된 런웨이를 갖추고 펼쳐질 예정입니다.
[ Space: 높이에의 자유 ]
파워플랜트는 야금야금 제대로된 공연장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영선실 사이에 횡경막을 설치가 첫 변화였다고 화장실과 에어콘도 들어섰습니다. 지난 5월에는 바텐이 설치되었습니다. 바텐은 천정에 공연 장비(조명, 스피커, 프로젝터 등)를 설치할 수 있는 가변 구조물입니다. 바텐은 은색 네모 트러스로 바라보기만 해도 전문 공연장의 뉘앙스가 느껴집니다. 바텐 설치로 파워플랜트는 공간에 z축이 활성화 되었습니다. 이제 깊이와 높이를 가진 행사를 보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9월에는 보안을 위한 cctv설치, 외부 공간을 위한 조명, 그리고 사고 안전을 위한 스텝 교육이 있을 예정입니다.
[ Logo: 변하는 글자 ]
문화예술원의 로고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새로 오픈한 홈페이지와 어울리는 볼드하고 역동적인 로고입니다. 디자인팀 '일상의 실천'의 설명은; '다양한 참여주체의 능동적인 교류가 벌어지고, 쓰임새가 규정돼 있지 않은 열린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을 시각화하기 위해, 타이포 ‘C(culture)’에 가변적 특성을 부여해 다양한 모습으로 변하는 ‘C(culture)’를 통해 다양성과 특수성, 조우와 변화를 보여준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