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문화예술원의 열번째 뉴스레터입니다. 오늘은 문화관에 붙은 노란 현수막에 대해 이야기 드릴까 합니다.
[Un popolo senza teatro è un popolo morto
극장없는 민중은 죽은 민중이다 ]
스페인의 시인이며 극작가인 로르카는 1930년 해외생활을 마치고 제 2공화정 스페인에 돌아와 La Barraca라는 학생극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마드리드 외곽에는 사람들의 삶의 본질이며 일부이기도 한 극장이 거의 죽어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두 눈이나 귀, 미각을 잃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라 바라카]는 그것을 그들에게 돌려줄 것입니다.” 스페인의 가난한 시골과 뉴욕을 여행한 그의 경험은 그를 연극 행동주의자로 변화시켰습니다. 그는 "연극은 울음과 웃음의 학교이자 자유로운 포럼이며, 사람들이 시대에 뒤떨어지거나 잘못된 규범에 대해 질문하고 인간 마음의 영원한 규범을 살아있는 모범으로 설명할 수 있는 곳”이라고 썼습니다.
서울대학교 문화관을 재건축하면서 우리는 왜 문화에 이렇게 많은 돈을 써야 하는지 자문합니다. ‘단순히 공연 몇 번 올리는 곳’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극장 없는 민중은 죽지 않았다면 죽은 것이다’라는 로르카의 말을 상기해 봅니다. “우리가 극장을 지지하는 한편, 극장의 역할에 대해서도 반성해야 합니다. 극장은 사회적 역사적 전율, 사람들의 드라마, 풍경과 정신의 진정한 색채를 모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극장은 스스로를 극장이라 부를 자격이 없으며 ‘시간 죽이기’를 하는 끔찍한 놀이방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이 문구는 2012년 이탈리아 볼로냐의 벨리니 극장 앞에도 붙습니다. 볼로냐대학은 아시다시피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며, 캠퍼스 정중앙에는 바로 '극장'이 있습니다. 경제위기가 닥쳐 문화 예산이 크게 삭감되었을 때 이 문구가 다시 등장합니다. 어려운 시기에 극장과 문화의 존재 이유를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2023년 서울대학교 문화관에도 이 문구를 걸어 놓으려 합니다. 물질주의와 가속주의 사회 속에서 극장이 우리를 어떻게 지켜줄 수 있을지 생각해 보려 합니다.